그 동안 박경철이란 사람이 누군지 정확히 모르고 있었지만, 이 책을 읽음으로써 그나마 어느 정도 알게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책을 읽는 내내 가장 많이 드는 생각은 박경철이란 분은 의식이 깨어있는 지식인이라는 것이었다. 내가 그라면 분명 기득권이라는 생각에 휩싸여 있어 내가 가진 것을 지키는 것에 노력했을 것이란 생각이 많이 든다.

   

지금까지 몇 권의 책을 읽지는 못했지만.. 분명히 느껴지고 인식되는 것은 책이란 읽으면 읽을수록 더욱 갈망하게 되는 것 같다. 대부분의 미디어가 그렇듯 사람들은 영화, 책 등 다양한 것들이 가진 스토리를 통해 스스로 공감하고 사색하고 집중한다. 이 책을 보는 동안 내내 집중한 것은 아니지만 저자가 가진 생각을 듣고 그렇게 된 과정을 읽으면서 어떻게 이 사람은 이런 통찰력과 달리 바라보는 시선, 그리고 망설이지 않고 지적할 수 있는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을까? 라는 궁금증이 나를 사로잡았다. 그 궁금증은 이 사람이 저서에 권장한 몇 권의 필수 독서를 읽어야겠다는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머지않아 나는 그 책을 읽게 될 것이다.

   

   

지금 이 순간 나는 이 책으로 인해 그 동안 품지 못했던 생각을 또 품을 수 있고 고민할 수 있게 되었다. 책의 가장 큰 힘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지금까지 가장 잊혀지지 않는 문구는 2006년 싸움의 기술이란 영화에서 백윤식이 재희에게 말했던 "그냥 보면 안 보여, 자세히 봐야 보이지." 라는 대사이다. 이 말을 다시금 떠올리게 된 건 2011년에 와서이다. 그 동안 해왔던 많은 것들 중에 내가 제대로 살펴보고 노력해서 안된 것들이 있었던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해보았다. 대답은 거의 없었다. 반면 대충 해서 또는 나는 못할 것이다. 라는 생각 때문에 자세히 들여다 보지 못했던 것들은 결과가 어떠했는지 생각해보았다. 그에 대한 대답은 최악이었다.

   

이 책을 읽고 나서도 가장 나에게 와닿는 구문은 주역이라는 책에서 인용한 '궁즉변 변즉통 통즉구'라는 것이다. '궁하면 변하고, 변하면 통하고, 통하면 영원하다.'.. 정말 좋은 글귀이다. 정말 힘들고 지칠 때는 살기 위해 발버둥 친다. 그냥 있는 것은 살만하기 때문이다.(그게 아니라면 포기한 삶을 살아가는 것이거나..) 나 또한 지금까지의 삶을 살펴보면 그리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리 살 것이다. 앞으로 보다 많은 것을 보면서 인생의 궁함을 느끼고 변해가고 싶다.

   

읽는데 시간은 오래 걸렸지만 누군가가 이 책 어때?라고 물어본다면 자신 있게 추천해 줄 수 있을 만큼 좋은 책이었다. 그리고 이 책을 다 읽은 나 자신도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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